독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류시화 엮음) / 자기계발서 처돌이의 교훈적인 시 추천

등장하는 멋쟁이 2020. 11. 15. 20:48

 

자기 계발서를 참 좋아해서 책은 그걸 주로 읽는 편이다.

그래서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 작품은 멀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을이 오니 왠지 모를 감성에 젖고 싶었다.

집에 어머니께서 사두신 시집 한 권을 발견하고는

허겁지겁 열어젖혔다.

류시화 작가가 엮은 잠언 시집이었다.

 

 

마음에 드는 시가 있는 부분을 접어두었다가

책을 다 읽고 접어 둔 부분만 다시 읽어봤는데

감성적인 내용보다는 교훈을 주는 시에 가까웠다.

자기 계발서 처돌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ㅋㅋ

오늘은 교훈이 담긴 시 몇 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 엘렌 코트

 

 

시작하라. 다시 또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향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로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 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이 시는 시다운 운율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인생 지침서를 요약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ㅋㅋ

이 시를 지금 만나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원래 거짓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아마 예전에 이 시를 접하게 되었으면

거짓말도 배우고. 이 부분까지 읽고 아래는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해답 - 거투르드 스타인

 

 

해답은 없다.

앞으로도 해답이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 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이다.

 

 

 

 

짧지만 굵은 시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지금 좋은 일이라도 먼 미래에서 보면 좋지 않을 수 있고

지금 나쁜 일이라도 나중에 좋은 일이 될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조용하게 앉으라 - 스와미 묵타난다

 

조용하게 앉으라.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너의 생각을 관찰하고 있는지 찾아보라.

주의 깊게 바라보면

네 안에서 또 하나의 너를 발견하게 되리라.

그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너 자신을 분명히 알게 되리라.

그렇게 안을 들여다보라.

네 안의 또 하나의 너를 찾으라.

그러면 완성이 가까우리라.

 

 

 

 

이 시는 김상운의 '왓칭'이라는 책이 생각나는 시이다.

특히 화가 나는 감정이 든다면

이 시를 대입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의 자연적인 수명은 90초라고 하는데

그것을 참지 못하여 충동적으로 사건사고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조용히 나를 바라보게 되면 먼저 나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나를 찾는다고 하는데 방법은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왓칭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왓칭 - 김상운 / 인생의 진리를 말하다

아인슈타인도 “우주에 완벽한 두뇌가 존재한다”고 누누이 말했었다. 두뇌를 활짝 열어젖히고 우주의 모든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 이게 바로 지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비결이다. 실제로 새롭

zamboa727.tistory.com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 막스 에르만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어느 날 나는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손님으로 만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늦어지자

친구는 여종업원을 불러 호통을 쳤다.

무시를 당한 여종업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난 지금 그 친구의 무덤 앞에 서 있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었는데

그는 이제 땅 속에 누워 있다.

그런데 그 10분 때문에 그토록 화를 내다니.

 

 

 

 

이 시는 위에 소개한 3개의 시와는 다르게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하라고 일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시 못지않게 교훈을 주는 내용이다.

나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떠올리게 될지

돌아보게 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