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서를 참 좋아해서 책은 그걸 주로 읽는 편이다.
그래서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 작품은 멀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을이 오니 왠지 모를 감성에 젖고 싶었다.
집에 어머니께서 사두신 시집 한 권을 발견하고는
허겁지겁 열어젖혔다.
류시화 작가가 엮은 잠언 시집이었다.
마음에 드는 시가 있는 부분을 접어두었다가
책을 다 읽고 접어 둔 부분만 다시 읽어봤는데
감성적인 내용보다는 교훈을 주는 시에 가까웠다.
자기 계발서 처돌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ㅋㅋ
오늘은 교훈이 담긴 시 몇 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 엘렌 코트
시작하라. 다시 또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향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로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 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
이 시는 시다운 운율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인생 지침서를 요약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ㅋㅋ
이 시를 지금 만나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원래 거짓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아마 예전에 이 시를 접하게 되었으면
거짓말도 배우고. 이 부분까지 읽고 아래는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해답 - 거투르드 스타인
해답은 없다.
앞으로도 해답이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 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이다.
짧지만 굵은 시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지금 좋은 일이라도 먼 미래에서 보면 좋지 않을 수 있고
지금 나쁜 일이라도 나중에 좋은 일이 될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조용하게 앉으라 - 스와미 묵타난다
조용하게 앉으라.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너의 생각을 관찰하고 있는지 찾아보라.
주의 깊게 바라보면
네 안에서 또 하나의 너를 발견하게 되리라.
그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너 자신을 분명히 알게 되리라.
그렇게 안을 들여다보라.
네 안의 또 하나의 너를 찾으라.
그러면 완성이 가까우리라.
이 시는 김상운의 '왓칭'이라는 책이 생각나는 시이다.
특히 화가 나는 감정이 든다면
이 시를 대입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의 자연적인 수명은 90초라고 하는데
그것을 참지 못하여 충동적으로 사건사고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조용히 나를 바라보게 되면 먼저 나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나를 찾는다고 하는데 방법은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왓칭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 막스 에르만
한 친구에 대해 난 생각한다.
어느 날 나는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손님으로 만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늦어지자
친구는 여종업원을 불러 호통을 쳤다.
무시를 당한 여종업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난 지금 그 친구의 무덤 앞에 서 있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불과 한 달 전이었는데
그는 이제 땅 속에 누워 있다.
그런데 그 10분 때문에 그토록 화를 내다니.
이 시는 위에 소개한 3개의 시와는 다르게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하라고 일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시 못지않게 교훈을 주는 내용이다.
나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떠올리게 될지
돌아보게 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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