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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방구석 백수 히키코모리로 살다가 탈출한 후기

등장하는 멋쟁이 2024. 2. 18. 19:52

안녕하세요. 저는 2년(2021년 초~2023년 초)동안 방구석 백수로 지내다

우여곡절 끝에 히키코모리에서 탈출한 프리터족입니다.

2년동안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있었습니다.

이제 2년간 방구석 백수 히키코모리로 살다가 탈출한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히키코모리 생활비

저는 다행히 부모님댁에서 거주하고 있어서 월세나 식비가 들진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통신비까지 내주셔서 다행이었지만 보험료까지 내달라할 수는 없어서

보험을 해지했어요. 그러니 120만원돈이 들어오더군요.

이 때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모아놓은 돈을 거의 다 써서

(증상 중 하나가 조증이 있어서 백화점을 그렇게 갔습니다.)

수중에 2~3백만원 정도 있었는데 120만원 돈이 들어오니 숨통이 트일 것 같더라고요.

이걸로 근근히 2년을 버텼습니다.

 

 

그래도 문제는 담배값이었죠.(술값포함)

통신비나 식비는 부모님께 의지할 수 있었지만

부모님께 담배심부름까지 시킬 수는 없잖아요?

그 당시 담배를 하루에 한갑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담배가 고마운게

담배를 사러가야하기 때문에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게 컸고

일자리라도 구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은 담배값이 부족해서 돈을 벌려고 했으나

(이 때는 보험 해지하기 전일 겁니다.)

일주일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두세번 정도 있었네요.

누구에게나 술은 몸에 해롭지만

특히 히키코모리에게 술은 진짜 조심해야하는게 살이 어마무시하게 찝니다.

안그래도 안움직이는데 술까지 먹으니 말이죠..

(저는 질환때문에 먹고있는 약이 있어서 살이 더 잘찌긴 했습니다.)

 

 

히키코모리 생활 중 특히 주의할 점

저는 히키코모리 생활 2년 중 6개월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아서

몸무게 50kg 초중반대는 유지했었습니다.

그래서 우울한 얼굴로 면접을 가도 인상이 좋다며 합격을 했었는데요.

언제부턴가 혼술에 빠지며 어머니께서 병원에 야간근무를 하러가시면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 편의점에서 소주와 샌드위치를사와서 같이 먹었네요.

그러다보니 히키코모리 생활을 탈출하고도 몸무게를 70까지 찍어서

면접을 가니 후두두 떨어지더군요ㅋㅋ;

(현재는 다이어트중입니다.)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게되면 운동할 여력이 당연히 없을 것입니다.

당장 씻을 힘도 없는데 밖에는 어떻게 나가나요ㅋㅋ

(저는 담배사러갈 때 씻지도 않고 그냥 나갔지만요;)

그렇다면 식사라도 조절을 하셔야합니다.

방안에 갇혀서 과자뜯어먹고 아이스크림 한통먹고 폭식하고 그러시면

언젠가는 사회로 나가서 1인분을 하셔야하는데

정말 힘들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보통체중일 때는 면접에 거진 다 붙었는데

살찌니까 아예 불러주는 곳이 없었어서

저같은 분이 또 계실까봐 안타까운 마음에 적어봅니다.

(물론 살집있어도 면접에 붙는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살집을 무시할만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저같은 경우는 앓고 있는 질환때문에 한달에 한번씩은 정신과에 갔습니다.

그때 우울증약을 처방받긴 했는데 죽고싶다는 생각만 맴돌고

겉으로 보기엔 나아지는 건 없긴 했습니다.

지인이 카톡으로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도 귓등에도 들어오지 않을 시기였죠.

(그분과 지금도 연락하는데 정말 은인과도 같은분입니다.)

하지만 히키코모리생활을 하고 계신 분이 제 글을 읽고 계시다면

용기내서 정신과 방문을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무기력한건 습관이 되어 물에 젖은 솜처럼 점점 무게가 늘어납니다.

일단 한달에 한번정도는 병원핑계로 외출할 수 있어서 좋고

(저도 담배사러가는 것과 정신과방문 이외에 외출은 거의 하지않았습니다.)

가족들과 이야깃거리가 생겨서 좋습니다.

방안에 박혀서 인터넷만 하며 커뮤사세를 즐기는 분들 계시겠지만

커뮤니티와 현실세계와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사회생활은 비단 회사생활 뿐만이 아니라 가족간의 사이도 포함됩니다.

의사선생님과 대화를 하고 부모님과 대화를 하면서

잃어버린 사회성을 다시 길러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도 가족들과 대화가 많아지면서 나아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히키코모리 탈출한 후기

정신과 치료도 꼬박꼬박받는데 나아지는 게 없다싶이 살다가

어느날 문득 젊은날을 이렇게 침대에서 보내는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겁니다.

내가 다시 예전처럼 사회생활을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 것이죠.

 

 

이런 감정은 갑자기 선물처럼 찾아옵니다.

왜 다이어트나 공부도 초반에는 능률이 오르지 않다가

어느날 갑자기 상향 곡선을 그리듯이 정신과 치료도 마찬가지인가봅니다.

 

 

저는 우선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동네모임을 하나 찾아들어가서 카페도 가고 술자리도 하며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때도 초반에는 모임을 들어가긴 했지만 만남은 두려워서

몇 번을 채팅방을 나갔는지 모릅니다ㅋㅋ;

막상 나가니 별거 없더군요;;

진짜 부딪혀보면 사람만나는거 별거 없습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연애를 하기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일주일에 한두번은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남자친구의 권유로 학원비 들지 않고 오히려 돈받으면서 다닐 수 있는

국비지원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국취제)

이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원을 다니며

이 학원내에서도 친구를 사귀게 되어 오픈채팅을 하나 만들게 되고

다른 친구들을 또 새롭게 사귀면서 빌드업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아르바이트지만 일자리도 구해서 용돈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클립 하나를 물물교환해서 점점 비싼물건으로 교환하다가

결국 집까지 사게 된 이야기를 아시나요?

저도 이런 나비효과를 실제로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사회로 돌아가기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한발자국씩 실천을 하다보니

그래도 여기까지 오게된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본인이 히키코모리라고 생각되시면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상담센터를 한 번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구요.

지역마다 정신건강복지센터라는게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6개월간을 한달에 한번씩 모임갖는걸 하기도 했는데

참여율이 저조해서 담당 복지사 선생님과 둘이서 쿠키를 굽거나

복지사선생님과 저 포함 셋이서 영화를 본적도 있네요.

이건 어머니의 권유로 하게 된건데

정신과 치료처럼 당장 효과를 보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비효과처럼 길게 본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 히키코모리 생활을

성공적으로 탈출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