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이비 종교에 휘둘려서 돈바치고 온 썰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그당시 이십대 초중반 어린나이였어요. (벌써 10년전이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20대 초중반인 어린 나이인 사람을 주로 포섭하는 것 같은데
20대들은 특히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낚이기 전 상황
저는 그당시 서울 마포구에 살았습니다.
직장을 다니다가 심심해서(?) 한자 2급공부를 하고 있었죠.
시험전날이라 합정역 근처 카페에서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데
어떤 여자가 "가방이 예쁘네요. 이거 어디서 사셨어요?
동생 생일이라 선물해주고 싶어서요."라고 말을 거는게 아니겠어요?
가방이 예쁘다고만 했으면 감사합니다 하고 끝날 문제였는데
동생 생일이라고 하니 저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이놈의 오지랖)
그 가방이 앤클라인 가방이었는데 해외직구로 구매해서
도저히 어느사이트에서 구매했는지 헷갈리는 겁니다.
그래서 찾아봐야한다고 하니 연락처를 알려주더라고요ㅋㅋ
순순히 연락처를 넘겨드렸는데 여기서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그말을 시작으로 대화를 이어가는데
그분이 한국사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율곡이이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말씀을 너무 재밌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세시간을 그분과 수다떨었던 것 같습니다;
저보고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셨는데 거기에 넘어간걸까요?
그 분과 하루만에 언니동생하기로 하고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에도 한 번 더 만났었죠.
두번째 만남은 제가 가방을 구입했던 사이트에서
그 가방이 매진된걸 카톡으로 알려준 상태였는데
동생분에게 생일선물 잘해드렸냐고 질문했고
별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넘어갔네요.
이때는 한두시간 정도 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세번째 만남이 있었는데 이때 제가 사이비종교에 돈을 바쳤다죠ㅋ;
대망의 낚인 날
아무튼 그 친해진 언니와 망원역에 있는 파리바게트 2층에서
(지금도 그 파리바게트 잘 있나요?ㅋㅋ)
화기애애하게 잘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자기 친구가 있는데
와도 되냐는 겁니다..!
그당시 심각한 오픈마인드라 콜을 외쳤죠..
그래서 친구라는 언니가 오더니 요즘 고민같은거 없냐는겁니다.
저는 그당시 남자친구와의 문제를 술술 불어댔어요. 바보처럼요;
그러니 이건 조상신의 문제라고 자기가 아는 곳에서
빌러가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전 이때까지만 해도 절인줄 알았습니다ㅋㅋ;
망원동 주민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파리바게트 라인에 우리은행이 있습니다.
돈을 뽑아가야한다고 말을 하길래 저는 아무 생각없이
3만원을 인출했네요ㅋㅋ;;
지금 생각하면 일부러 은행근처에서 만남을 유도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3만원이면 뽕을 뽑은 것 같습니다.
이유는 밑에서 설명드릴게요ㅋㅋ
사이비종교 따라가면 어떻게 되냐?
어찌어찌 그 언니들을 따라서 어떤 건물에 들어갔는데
건물 옥상으로 계단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러니 커다란 공간이 있더군요. 마치 가정집같았습니다.
그러더니 어떤 분이 오시더니 한복을 입고 절을 해야하는데
몸을 깨끗이 해야한다며 샤워를 하라더군요.
저는 갑자기 몰카가 있는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고
막 샤워를 하고 만남을 가진 상태여서 방금샤워하고 왔다니
순순히 그냥 한복으로 갈아입으라더라고요.
그래서 한복으로 갈아입고 어떤 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 계셨고(성별은 기억안나네요)
사는 곳 주소와 본가주소까지 싹다 적으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 때 찝찝함을 느끼고 일부로 동을 다른동으로 적었습니다;
이것저것 적다보니 그 언니의 친구라는 새로운 언니가 어느새
한복을 갈아입고 그방에 들어왔습니다.
그언니와 같이 절을하고 무슨 주문같은걸 외웠습니다..
그러고 나와보니 차례상같은게 차려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차례음식을 먹었습니다.
솜씨 좋은 사람들만 모아놨는지 음식솜씨가 좋았습니다.
마치 뷔페에 온 느낌? 3만원이면 뷔페한번 가는데
그 돈이 그돈 같아서 돈버렸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40대 50대처럼 보이는 분들은 몇분 안계셨고
거의 20대초중반이었습니다.
제가 비염이 있어서 코맹맹이 소리를 냈는지
비염이 있으면 색기가 있다는 식으로 어떤 어린친구가 얘기해주더군요.
그래서 몇살때 들어왔냐고 물어보니 20살때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다른 언니들도 대학생때 들어왔다고 하시는걸 보면
멋모르는 20대 초반을 많이 꼬드기나 봅니다.
저는 이날로 그 언니들 연락처를 차단하고
다행히 연락이 더 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을 가는데
어떤 남자가 초점 잃은 눈으로 "가방이 예쁘시네요"하시더라고요.
한 번 써먹은 멘트가 공유되는지 또 써먹는 듯해보였습니다.
가볍게 무시를 하고 지나갔고
이 뒤로는 외국인이나 연세많으신 분 아니면 길을 알려주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길을 물어본다면 (특히 젊은사람)
폰에 지도앱 안까셨냐고 물어보세요. 그럼 암말 못합니다.
그리고 가방 예쁘다고 접근하면 무조건 피하시길 바랍니다..
코묻은 돈 뜯기지 않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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